두개경추에 숨겨진 어지럼증의 원인
Dec 17. 2025
걸을때 붕뜨고 출렁이고, 앉아있어도 안정감이 없다고 한다.
이 여학생은 6개월전 미국에서 뒤에서 추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발생한 어지럼증이 매일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24시간 하루도 빠짐없이 어지럽다’고 강조하는 것을 보니 그간의 힘든 시간이 짐작되었다.
미국에서 피지컬 테라피, 카이오프랙틱 등 여러 치료를 받았는데 큰 차도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한국에 들어와서도 여러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아보았다고 한다. 이 여학생의 얼굴에는 이게 나을 수 있는건지 불안한 마음이 가득해 보였다.
다양한 치료를 시도했음에도 어지럼증은 왜 계속되는 것일까?
두개경추의 부정렬

조심스럽게 두개경추의 탐색을 시작했다. 두개골과 상부경추 영역을 자세히 촉진하고 각 관절의 움직임이 어떤 상태인지 살펴보았다.
두개골과 상부경추 C1-C2 영역에서 문제가 바로 드러났다.
두번째 경추인 축추 C2가 오른쪽으로 밀려나있고 두개골에 이어진 후두하근이 타이트하게 당겨진 채 강한 긴장상태에 있었다. 두개골 또한 오른쪽으로 밀려져 있고 우측 관절이 뒤로 이탈되어 있었다. 첫번째 경추인 환추 C1은 우측으로 회전된 채 두개골과 C2 사이에 불안정하게 끼여있었다.
후두하근과 심부의 인대가 유연성을 잃고 과긴장 상태로 두개골과 상부경추의 변형이 원래의 정상적인 구조로 돌아가는 것을 막고 있었다.
뒷목의 큰 근육들에 사고로 인한 충격이 남아있어서 좌우가 모두 경직되어있는데 비대칭적이어서 목 전체를 좌측으로 굽히고 있었다.
경추 C2부터 조정을 시작했다. 우측으로 밀어내는 연부조직의 긴장을 풀어내자 C2가 자연스럽게 좌측으로, 본래의 위치로 조정되었다. C2에서 두개골로 이어지는 후두하근, 또 아래로 이어지는 다양한 심부의 근육들에 걸린 과긴장이 스스로 완화되었다. 두개골, 경추 C1 및 나머지 부분들도 차례로 조정해나갔다.
몇일 뒤에 찾아온 이 여학생은 어지러움이 많이 사라졌다고 하면서 얼굴 표정이 밝아져 있었다.
두개경추에 숨겨진 어지럼증의 원인

목에는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수용기가 다른 부위보다 2-3배 많이 집중되어 있는데 두개경추의 병변은 흔히 이 고유수용기를 장애 상태로 만든다.
눈(시각), 귀(전정), 목(체성)에서 발생하는 감각신호는 실시간으로 뇌로 전달되는데 목의 고유수용기에서 왜곡된 신호로 인해 뇌에서 통합이 안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를 감각 불일치라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뇌가 그 잘못된 신호에 익숙해지는 방향으로 적응하게 된다.
후두골과 상부경추의 변형은 자세 균형과 각성을 담당하는 뇌간으로의 혈류공급을 저하시키고 뇌간 공간을 좁히고 압박할 수 있다. 뇌간의 허혈과 압박은 붕뜬 느낌, 바닥이 울렁이는 어지러움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만들 수 있다. 비현실감, 무거운 뒷머리, 뒷목 긴장, 머리 멍함도 흔히 동반된다.
지속되는 어지럼증의 회복
두개경추의 병리적 변형이 고착된 상태에서는 이처럼 몇개월 뿐만아니라 수년에서 십수년 이상 증상이 계속될 수 있다. 어지럼증이 스스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면 목과 머리에 숨겨진 원인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이수척한의원 두개경추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