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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증 후 정신이 흐리멍텅, 흔들거림, 눈이 어지러움

두개경추불안정은 숨은 원인

Nov 3. 2025

이석증 또는 원인모를 어지럼증 후 잔증상을 경험하는 환자는 약 60-80%에 달합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몇개월~몇년 심지어 십수년 이상 지속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3년전 이석증 이후 정신이 흐리멍텅하고 흔들거려요

이석증 이후 해결되지 않는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며 한 환자분이 내원했다.

“3년전쯤 이석증이 왔었고 회전성 어지러움은 사라졌으나, 그 이후 안정감이 없고, 정신이 흐리멍텅해요. 흔들거리는 느낌이 계속 있고요.”

“힘든 날은 정신이 없고 혼란스럽고, 눈시야가 흐리고, 내 눈동자가 회전하는 것 같고, 걸을 때 불안정하게 걷는 느낌, 건물이 살짝 기우뚱하는 느낌, 사람들과 이야기 할때 명료하지 않아요. 누우면 밑으로 꺼지는 느낌이고요.”

“몇달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슴이 답답, 숨이 답답하고 일어나는게 고통이에요.”

“요즘에는 갑자기 공포심이 몰려오고, 건강에 불안감이 생김. 누워서 잠에 빠질 때 불안감을 느끼고, 불안 때문에 눈이 떠짐, 결국 돌아다니다 잠이 올거 같을 때 잠을 다시 자는 식이니 컨디션도 엉망이에요.”

“다른 사람들도 이런가요?”

이 환자분이 얘기한 것들은 이석증이나 심한 어지럼증을 겪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겪는 흔한 증상들이었다. 놀라운 점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런 문제를 자신만 겪고 있는 증상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이석증 발병 또는 재발 후 나타나는 이런 문제는 의외로 흔해서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이석증 후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움이 계속되는 원인: 두개경추불안정).

두개경추에 숨겨진 원인 탐색

두개경추 영역에 어떤 문제가 숨겨져 있는지 탐색을 시작했다.

두개골부터 커다란 이탈과 치우침이 드러났다. 왼쪽과 앞쪽으로 밀려나 있고 후두하에서 경추로 내려가는 근육조직에는 심한 경직과 긴장이 있었다. 이런 근 긴장은 좌우에 불균형한 양상이었다.

<경추1번 위에 놓인 두개골>

경추1번의 상태를 점검해보았다. 두개골의 이탈과 반대로 우측으로 크게 회전된 채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었다. 또 아래로 경추2번부터 상부흉추까지 점검해보니 우측으로 굽힌 커브가 심하게 고착되어 있었고 두개골과 경추 전체가 좌측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우측으로 회전되어 치우친 경추1번>

두개경추의 병변은 다양한 경로로 이 환자분이 얘기한 증상들을 만들어낸다. 그 중에서도 감각수용기 기능 장애로 인한 감각불일치는 흔히 보이는 문제다.

균형 감각의 혼란을 일으키는 감각 불일치(Sensory Mismatch)

이런 두개경추의 병변은 감각수용기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목에는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수용기가 다른 부위보다 2-3배 많이 집중되어 있다. 고유수용기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세 가지 시스템(시각, 전정, 고유감각) 중 하나로서 기능 장애에 빠지면 잔어지러움을 만들어낸다.

눈(시각), 귀(전정), 목(체성)에서 발생하는 감각신호는 실시간으로 뇌로 전달되는데 목의 고유수용기에서 왜곡된 신호로 인해 뇌에서 통합이 안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를 ‘감각 불일치(Sensory Mismatch)’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뇌가 그 잘못된 신호에 익숙해지는 방향으로 적응하게 된다. 이런 ‘중추신경계의 잘못된 적응(Central Maladaptation)’은 뇌에서 어지러움이 있는 상태를 정상적인 것으로 여기게 된다(몸이 붕 뜨는 어지럼증? 뇌가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습니다).

두경부 혈류와 림프 배출 감소

나아가 두개바닥과 상부경추(C1-C3)는 두개내로 들고나는 신경, 혈관, 림프, 뇌척수액 흐름의 중요한 통로가 된다.

이 영역의 부정렬과 인대, 근막, 근육의 긴장은 주변의 체액 흐름을 느리게 하고 정체를 유발할 수 있다. 정맥망과 림프망에 압박, 꼬임, 당김 등 스트레스를 가해 정맥혈류와 림프의 배출을 느리게 만들 수 있다.

이로 인해,

  • 뇌 기능과 활력을 떨어뜨리고
  • 머릿속이 뿌옇고 멍한 어지러움
  • 머리가 꽉 찬 느낌
  • 앞머리가 무거운 두통
  • 눈 침침함이나 눈 주변 무거움

이런 증상의 배경이 된다.

이런 중심순환의 장애는 연쇄적으로 말초에 위치한 내이의 림프와 미세혈류의 배출을 느리게 만들어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과 같은 내이 질환을 재발하게 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두개경추불안정의 점검과 개선은 회복의 출발점

두개경추의 정상적 구조와 기능의 회복은 어지럼증 질환으로부터 벗어나고 재발과 후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관건이 된다. 이석증을 유발한 배경이면서 이후 잔여 증상을 만들어내는 뿌리에는 두개경추불안정이라는 숨은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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