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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줄기를 압박하는 머리의 각도(Angle)가 있다? 어지럼증, 귀먹먹, 청력저하… 메니에르병을 부른 ‘두개-경추 각도’ 사례

최근 연구들은 메니에르병 증상의 배경에 두개경추 각도 이상이 숨어 있을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Cervicogenic Dizziness Associated With Craniocervical Instability: A Case Report (Journal of Medical Cases, 2021, Vol.12(11))

“방이 빙글빙글 돌고, 귀가 막히고, 귓속에서 윙- 하는 소리가 하루에 세 번씩 찾아왔습니다.”

40대 방송인 A씨는 메니에르병 진단을 받은 후 4개월 동안 모든 표준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뇨제와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고, 저염식을 철저히 지켰으며, 전정재활 치료도 꾸준히 받았습니다. 하지만 증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청력은 계속 떨어졌고, 방송 중 대본을 읽다가 멈추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직업적 위기까지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가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치료 방향을 완전히 바꾼 건 단 한마디였습니다.

“목이 아파요.”

메니에르병의 숨은 배경 원인

메니에르병은 내이의 림프액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림프수종(endolymphatic hydrops)이라 불리는 이 상태가 어지럼증, 귀먹먹함, 청력저하, 이명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왜 림프액이 축적되는지 그 배경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습니다. “내이의 문제”로만 접근하다 보면, A씨처럼 표준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계속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두개경추 각도에서 시작되는 3가지 장애

두개경추 각도의 이상은

  • 뇌간을 압박하고
  • 뇌척수액 흐름을 막으며
  • 내이의 림프 배출까지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정신경핵 기능 약화, 두개내압 증가, 내이의 림프배출 장애로 이어집니다.

두개-경추 각도란 무엇인가?

두개경추 접합부에 놓인 뇌간(brainstem)은 숨을 쉬고, 몸을 움직이고, 균형을 잡는 모든 신호가 여기를 지나갑니다. 특히 청각 신호 처리와 평형 감각을 조절하는 전정신경핵이 뇌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뇌간을 지지하고 있는 구조가 바로 두개경추 각도입니다.

두개-경추 각도는 머리뼈(후두골) 아래쪽과 경추 2번(축추)이 만나는 지점에서 만들어지는 각도입니다(정상 범위: 150~165도). 이 각도가 적절해야 뇌간이 압박 없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각도가 좁아지면(150도 미만)

① 뇌간 압박으로 전정신경핵 기능장애
② 뇌척수액 순환 장애로 두개내압이 상승
③ 내이 림프 배출 경로가 차단되어 내림프가 정체됩니다

이 3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메니에르병의 전형적 증상 또는 유사 증상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영상 속에서 발견된 단서

논문의 의료진은 A씨의 경추 영상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두개-경추 각도가 약 142도로, 정상 범위보다 8도 이상 좁아져 있었습니다. 후두골이 과도하게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경추 2번의 배열도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이 각도 이상은 뇌간을 앞쪽에서 압박하고, 뇌척수액 흐름을 제한하며, 내이로 가는 림프 배출 경로를 차단하고 있었습니다.

4개월간 귀를 치료해도 나아지지 않았던 배경에는 귀의 순환과 배출을 담당하는 두개경추 구조가 무너져 있었습니다. 메니에르병 증상의 배경에는 이처럼 두개-경추 각도 이상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3개월의 치료, 그리고 회복

A씨는 두개경추 각도 교정을 위한 비수술적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후두하 근육을 이완시켜 뇌간 주변 압박을 완화하고, 경추 정렬을 회복하여 각도 쿠션을 재건하며, 림프 배출 경로를 정상화하여 내이 순환을 개선하는 과정이었습니다.

3개월 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어지럼증 발작은 하루 3회에서 월 1회 미만으로 줄었고, 귀먹먹함과 이명은 80% 이상 감소했습니다. 청력도 점진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두개-경추 각도는 142도에서 158도로 정상 범위를 회복했고, 영상에서도 뇌간 압박 해소가 확인되었습니다.

“방송 진행이 다시 가능해졌습니다. 대본도 막힘없이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개경추불안정은 숨은 원인

메니에르병, 어지럼증, 이명, 청력저하.

이런 증상들이 귀의 문제로만 생각되지만 그 배경에는 두개경추불안정이 숨어 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두개-경추 각도’는 뇌간, 뇌척수액, 그리고 내이 림프 배출까지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두개경추불안정의 회복은 어렵게만 여겨졌던 메니에르병 회복의 출발점이 됩니다.

참고 논문
Cervicogenic Dizziness Associated With Craniocervical Instability: A Case Report (Journal of Medical Cases, 2021, Vol.12(11))

>> 메니에르병의 3가지 구조적 원인과 치료법: 경추 측두골 턱관절
>> 어지럼증 환자가 알아야 할 숨겨진 원인과 치료: 두개경추불안정
>> 두개경추불안정 증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