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증으로 빙빙도는 어지러움은 괜찮아졌는데 머리가 무겁고 뿌연 느낌은 여전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 속이 꽉 막힌 것 같고 눈도 침침하고 밝지가 않아요. 집중력이 예전같지 않고 늘 피곤해요.”
“머리가 멍하고 머리속에 뭔가가 끼여 있는 느낌이에요.”
사라지지 않는 머리 무거움, 어지러움 및 잔증상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심한 어지러움, 현기증, 회전성 어지럼증은 가라앉았지만 이후 나타나는 증상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오히려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심한 어지럼증이 갑자기 생기면서 급하게 응급실이나 병의원을 찾게 됩니다. 여러가지 검사와 치료를 받고 시간이 지나면서 심한 어지럼증은 완화되었지만 머리 무거움, 눈 침침함, 잔어지러움, 피로감, 무기력,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를 자주 접합니다.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을 하나 또는 두세개 정도 받게 되죠.
심한 증상은 사라지거나 완화되었기 때문에 병이 나은 것으로 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움이 계속되는 지금의 상태는 어지럼증이 처음 왔을때보다도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머리가 맑고 활기있던 예전의 상태와는 달리 최악의 컨디션을 매일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전정질환 또는 원인모를 어지럼증 후 잔증상을 경험하는 환자는 약 60-80%에 달합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몇개월~몇년 심지어 십수년 이상 지속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움이 계속되는 원인: 두개경추불안정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을 유발한 배경이면서 이후 잔여 증상을 만들어내는 뿌리에는 두개경추불안정이라는 숨은 원인이 있습니다(어지럼증 환자가 알아야 할 숨겨진 원인과 치료: 두개경추불안정).
두개바닥과 상부경추에서 발견되는 병리적 변화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두개경추 영역을 살펴보면, 후두하 영역에서부터 병리적 변화가 나타납니다.

후두하근의 긴장과 경직, 근섬유질의 변성, 이완수축이 유연하게 조절되지 못하는 상태가 흔히 보입니다. 동시에 두개골 위치가 한쪽으로 치우치고 심부의 연부조직은 불균형한 긴장 상태에 있습니다.
이런 병변은 대부분의 어지럼증 환자들에게서 자주 나타납니다.
조금 내려가서 상부경추 또한 변형이 심하고 심부의 다열근은 매우 경직된 상태에 있습니다. 상부경추의 병변은 두개바닥 경막의 긴장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접형골과 측두골의 미세한 움직임과 유연성이 사라지고 종종 턱관절 주변에도 긴장을 만들어냅니다(상부경추 부정렬과 이로 인한 증상).
뇌 청소 시스템의 장애가 만드는 증상들
두개바닥과 상부경추(C1-C3)는 두개내로 들고나는 신경, 혈관, 림프, 뇌척수액 흐름의 중요한 통로입니다.

이 영역의 부정렬, 인대, 근막, 근육의 변형과 긴장은 주변의 체액 흐름을 느리게 하고 정체를 유발합니다. 뇌척수액과 림프 배출이 느려지면 뇌의 대사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두개내에 축적됩니다. 이는 뇌가 혼탁한 오물 속에 빠져있는 상태로 만들고,
- 뇌 기능과 활력을 떨어뜨리고
- 머릿속이 뿌옇고 멍한 어지러움
- 머리가 꽉 찬 느낌
- 앞머리가 무거운 두통
- 눈 침침함이나 눈 주변 무거움
이런 증상의 배경이 됩니다(치매 치료의 관건은 망가진 뇌 청소 시스템의 회복: 글림프와 두개경추).
균형 감각의 혼란: 감각 불일치
한편 목에는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수용기가 다른 부위보다 2-3배 많이 집중되어 있는데 두개경추의 병변은 흔히 이 고유수용기를 장애 상태로 만듭니다(작은 근육 하나가 어지럼증 만든다: 뇌의 감각통합을 교란하는 후두하근).

고유수용기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세 가지 시스템 중 하나로서 기능 장애에 빠지면 잔어지러움을 만들어냅니다.
- 시각 시스템: 눈으로 보는 공간 정보
- 전정 시스템: 귀 속 평형기관의 움직임 감지
- 고유수용 시스템: 목과 근육의 위치 감각
눈(시각), 귀(전정), 목(체성)에서 발생하는 감각신호는 실시간으로 뇌로 전달되는데 목의 고유수용기에서 왜곡된 신호로 인해 뇌에서 통합이 안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이를 ‘감각 불일치(Sensory Mismatch)’라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뇌가 그 잘못된 신호에 익숙해지는 방향으로 적응하게 됩니다. 이런 ‘중추신경계의 잘못된 적응(Central Maladaptation)’은 뇌에서 어지러움이 있는 상태를 정상적인 것으로 여기게 됩니다(몸이 붕 뜨는 어지럼증? 뇌가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습니다).
왜 어지럼증이 재발하고 완치되지 않는가
두개경추의 병변은 내이의 체액 순환 장애, 전정신경 기능 저하, 뇌간의 압박이나 허혈 등의 문제를 지속시키기 때문에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의 급성 증상을 재발시키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어지럼증 질환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재발과 후증상이 반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머리 무거움, 어지러움 및 복합증상을 잡는 치료법
이런 이유로 두개경추 영역의 신경, 혈관, 림프, 뇌척수액 흐름을 회복하고, 뇌가 받는 잘못된 감각 정보를 바로잡는 것이 치료의 관건입니다.
여러가지 노력과 시도에도 번번이 좌절한 채 ‘나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클 수 있습니다. 숨어있던 원인에 대한 점검과 정확한 치료를 받는다면 완전한 회복은 더 이상 막연한 기대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