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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경추 이행부 — 비좁고 붐비는 취약지대

두개경추 이행부의 취약지대 <1>

어지러움, 편두통, 불면, 실신, 자율신경실조, 시각장애, 안진, 안구통증, 안면 저림, 후두통, 삼차신경통, 머리가 무겁고 뒷목이 늘 막힌 느낌, 청력저하, 이명 등으로 여러 곳을 다니며 검사를 받아보지만 “이상 없다”거나 뚜렷한 원인은 나오지 않은 채 “디스크 문제”라고 들으셨을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은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통된 배경이 하나 있습니다. 두개경추 이행부라는 머리와 목이 만나는 경계입니다.

두개경추 이행부는 두개골 바닥과 경추 1·2번이 만나는 공간입니다. 이 공간의 구조들이 제자리와 정상적인 움직임에서 벗어나 안정성을 잃은 상태를 두개경추불안정이라고 부릅니다. 이 글과 앞으로 몇 편의 글에서는 이 공간에서 왜 그렇게 많은 문제가 생기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는지 하나씩 살펴보려고 합니다.

몸에서 가장 붐비는 공간

이 공간에는 지나가야 할 것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뇌줄기가 척수로 이어지며 내려가고, 뇌로 올라가는 척추동맥이 지나갑니다. 머리에서 빠져나오는 정맥혈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내경정맥이 두개골을 통과해 나오고, 그 곁으로 미주신경·설인신경·설하신경이 함께 내려옵니다. 목의 자세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감각 수용기도 이 부위에 가장 촘촘하게 분포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통과하는 공간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뼈와 뼈, 뼈와 인대 사이의 좁은 틈으로 지나갑니다. 비좁은 골목에 도로와 수도관과 전선이 한꺼번에 몰려 있는 것이죠.

여유가 없는 구조

이 공간은 구조적으로도 부담이 큽니다.

약 5킬로그램에 달하는 머리의 무게를 작은 두 개의 관절이 받치고 있습니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회전의 절반가량이 경추 1번과 2번 사이에서 일어나고, 고개를 끄덕이는 움직임은 두개골과 경추 1번 사이에서 주로 일어납니다. 몸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경추 1번에는 다른 척추뼈에 있는 몸통이 없습니다. 고리 모양의 뼈가 두개골을 받치고 있고, 그 안정성은 뼈의 맞물림이 아니라 인대와 근육이 담당합니다. 잘 움직이도록 설계된 대신, 안정성의 여유는 그만큼 적습니다.

어긋나면 좁아진다

여유가 없는 구조에서는 작은 어긋남도 그냥 지나가지 않습니다.

경추 1번의 위치가 미세하게 틀어지거나,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거나, 주변 근막과 인대의 긴장이 한쪽으로 쏠리면 그 사이를 지나던 혈관과 신경의 통로가 좁아집니다. 이런 변화는 기능적 변화입니다. 형태가 망가진 것이 아니라 위치와 움직임, 긴장이 달라진 상태입니다.

여기에 뼈 자체의 변화가 겹치기도 합니다. 관절이 닳으면서 생긴 골극, 인대의 이완, 돌기의 길이나 각도 차이 같은 것들이죠. 이런 기질적 변화는 이미 자리 잡은 좁아짐을 더 좁게 만듭니다.

왜 검사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까

어지럼증, 두통 등으로 병원을 찾으면 검사는 귀와 뇌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두개경추 이행부는 촬영 범위 안에 들어와 있어도 눈여겨보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찍혔더라도 그 영역을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영상은 대개 반듯하게 누운 상태에서 정지한 한순간을 담습니다. 어긋난 위치와 한쪽으로 쏠린 긴장은 늘 남아 있지만, 고개를 돌리거나 숙일 때,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할 때 그 위에 압박이 더해집니다. 검사대에 누운 순간은 통로가 비교적 여유로운 때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절의 미세한 움직임 제한이나 근막과 인대의 긴장은 애초에 사진에 담기지 않습니다. 형태가 아니라 상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손으로 확인합니다

각 분절의 위치, 회전, 긴장의 차이 그리고 연계된 인대, 근육, 근막의 질감과 상태에 대해 촉진과 움직임 평가로 확인합니다. 영상이 담지 못하는 이 공간의 구조적, 기능적 병변을 촉진으로 찾아내는 것이죠.

앞으로 다룰 네 가지

이어지는 글에서는 이 두개경추 이행부에서 실제로 확인되는 병변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두개경추 이행부의 취약지대 <1>~<5>

  1. 두개경추 이행부 — 비좁고 붐비는 취약지대
  2. 경추1번과 경상돌기 사이 — 내경정맥이 눌리는 자리
  3. 외측 환축관절과 C2 신경절 — 후두부 통증이 시작되는 자리
  4. 회전 구간의 척추동맥 — C0-C2의 비틀림과 자세에 따라 혈류가 달라지는 자리
  5. 환축추 관절의 기질적 변화 — 이 관절을 무너뜨리는 질환들

오래 설명되지 않던 증상이더라도 원인이 되는 자리를 정확히 찾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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