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증, 즉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은 머리 위치, 움직임에 따라 회전성 어지러움과 안진이 나타나는 질환으로서 말초성 어지러움(vertigo) 중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이석 조각이 평형모래막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내림프(endolymph of the canal) 속에 부유하여 증상이 나타납니다. 반고리관 결석(Canalolithiasis)과 팽대부릉정 결석(Cupulolithiasis)으로 분류되며, posterior canal BPPV, lateral canal BPPV, anterior canal BPPV로 더 나뉘어집니다.
이석증은 안진과 어지러움(vertigo)을 유발하는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posterior canal BPPV의 경우 Dix-Hallpike maneuver, lateral canal BPPV의 경우 Supine Roll Test로 BPPV 유형을 알 수 있습니다.
이석정복술 또는 이석교정술은 머리의 위치를 변화시켜 반고리관의 공통각과 같이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영역으로 이석 조각을 옮기는 방법으로서 posterior canal BPPV의 경우 Epley maneuver, lateral canal BPPV의 경우 Gufoni maneuver 등이 있습니다.
이석정복술로 어지러움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석증은 이석정복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잔존 어지럼(residual dizziness)이 남거나 환자 중 70%가 재발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잔존 어지럼은 성공적인 이석정복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균형 장애와 어지러움을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잔존 어지럼 상태는 수일에서 수개월까지 지속되기도 합니다.
2022년 발표된 해외 연구논문인 「Risk factors for residual dizziness in patients with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after successful repositioning: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에 의하면 4,48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률을 조사한 결과 성공적인 이석정복술에도 불구하고 43%의 환자가 잔존 어지럼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성공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거의 절반 정도의 환자에게서 잔존 어지럼으로 진행되었고 이런 잔존 어지럼은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이 논문이 제시한 복합적 요인 중 다음과 같은 요인은 두개경추불안정과 연계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 이석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유발되는 이차성 이석증(secondary BPPV)
- 비정상적인 안구 전정 유발근전위(ocular vestibular evoked myogenic potential) – 뇌줄기 병소를 시사
- 비정상적인 경부 전정 유발근전위(cervical vestibular evoked myogenic potential) – 경추 근육의 연축과 불균형 시사
- 치료전 이석증을 오래 앓은 경우
두개경추불안정과 이석증의 재발
2022년 발표된 「Outcome for dizzy patients in a physiotherapy practice: an observational study」에서는 이석증으로 진단된 환자군과 이석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군에 대한 임상적 특징과 예후인자를 다루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과 관련해 어지러움에 동반된 구역감, 두통, 목통증 등의 증상이 있는데 목통증은 머리와 몸통의 경직 반응 속에서 어지럼을 유발하는 자세를 피하는 쪽으로 머리를 두려는 과정에서 나온 증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목통증을 유발한 경직 반응, 근육의 연축은 척추 구조에 어떤 불안정이 있어서 머리, 목, 몸통을 통해 이를 안정화시키려는 반응을 시사합니다.
두개경추불안정을 배경으로 한 어지러움은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합니다(경추성 현기증, 어지러움, 균형감 상실과 상부경추).
“아침에 구역감을 느끼면서 일어났는데 심한 어지러움과 주변 공간이 기울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이 있기 한달전부터 압박감 있는 두통, 머리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감각, 치통과 안면통증, 눈부심, 눈 주변 통증, 귀 통증, 귀에 뭔가 차있는 느낌, 목에 이물감과 같은 증상들을 간헐적으로 겪었습니다. 최근에는 목 통증과 목 근육이 긴장되고 아픈 증상이 있었고 어지러움이 발생하기 전날에는 머리를 든 자세를 취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2022년 발표된 「Onset and resolution failure of recurrent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the role of cervical range of motion」에서는 경추의 불안정과 이석증(BPPV) 재발의 연계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749명의 이석증 환자를 대상으로 경추분절의 가동성, 이석증의 재발, 이석정복술의 실패율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는데 경추분절 가동성이 떨어질수록 이석증 재발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추 불안정이 이석증 재발을 높이는 위험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참고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이석증 재발률이 매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여성
- 65세 이상
- 고콜레스테롤 또는 고지질혈증
- 당뇨
- 고혈압
- 중이염
- 편두통, 경추증, 골감소증, 골다공증, 두부외상, 비정상적인 전정 유발근전위,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생활
최근에는 비정상적인 성선 호르몬이 전정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밝혀지고 있습니다. 즉 폐경기 여성에게서 관찰되는 에스트로겐 급격한 저하가 내이의 평형모래 대사를 교란함으로써 이석증 재발 가능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석증 재발률을 높이는 위험요인인 경추증은 경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포괄하는 용어입니다. 척수 공간, 추간공이 좁아지고, 라미나, 후관절, 황색인대가 비후되고 디스크가 퇴행성 변화를 겪는데 이러한 경추증은 어지러움, 두통, 안면의 저림 또는 마비감, 두통, 목통증, 눈과 시야 증상을 일으키는 배경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겪고 있는 재발되는 이석증의 배경에는 두개경추불안정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잔존 어지럼과 동반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점점 더 심해지거나 심한 어지러움이 반복 재발되는 경우 두개경추불안정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